컴퓨터를 하고 있는데,
작은 어머니의 전화가 왔습니다.
"준석아 어디니"
"집이죠"
"위층이니 아래층이니"
"아래층에 있어요"
"ㅇㅇ..지금 갈게"
"헐..."
헐...
아마도 졸업식때 못 오신것도 있고
졸업축하한다고 선물 뭐 받고싶냐고 문자 보내셨을때도 낮잠자느라 나중에 답장 깜박했고...
...
하튼 이러저러 이유로 오시려는것 같았지만 좀 뜬금이 없지 않사옵니까...
하튼가
서둘러 오늘 빌려온 천상천하 19권을 동생 책상위(.....)로 치워두고
쉬크하게 방명록을 보고있을라니까 똑똑똑
작은엄마 작은아빠 두분이서 오셨슴미다.
"안녕하세요"
"졸업 축하한다"
"ㅇㅇ..ㄳㄳ"
"ㅊㅋㅊㅋ"
"ㄳㄳ"
하고 모니터를 무심히 볼라니까 켜져있는게 이 사이트더라
대놀(크게 놀라다)해서 잽싸게 창 꺼버리고 뻘쭘하게 서있을라니까 작은 아빠는 내 컴퓨터앞에 앉으시고
작은 엄마는 동생 방을 보시더라
"얘는 방이 뭐 이렇게 더럽니??"
"그게 엊그제 청소를 한건데도..."
"공부 하나도 안하는구나??"
"ㅇㅇ.."
"니방은 어떤가 함 보자"
"헐..."
이런때를 대비해서 내 책상위엔 언제나 토익책이 펼쳐져 있지...!!
해서 애써 작은엄마 행동에 관심 없는척 쿨하게 작은아빠 컴퓨터 하시는거 보고 있을라니까
"준석아 여기 있는 책중에 뭐가 재밌니??"
"네..?? 왠 책...??"
...헐..........??
"온김에 나 만화책 좀 빌려가자. 뭐가 재밌니??"
"재밌는거 없는데요.....;;;;"
"전에 몬스터 보니까 재밌더라. 그런거 없니??"
"네 그런거 없어요......................아니 진짜 여기 다 재미없는건데요.........;;;;"
"재미 없는걸 왜 샀어"
"...그러게요"
"이건 뭐야...현시연?? 재밌어 보이는데"
"아뇨 되게 재미 없어요 그거"
"이건 뭐야...슬럼프..."
"그건 엄청 옛날거."
"어쩐지 저녁......이건 이름이 너무 그렇다 얘"
"그쵸그쵸"
"꿈의 사도?"
"최악의 만화죠"
"해피월드??"
"재미없어요"
"그럼 이건? 불끈불끈??"
"..........그건 진짜 제일 재미 없어요 여기 만화중 최악.."
"그럼 이건 뭐야?? 만화책 아닌거 같다??..작안의 샤나?? 작안이 뭐지??"
"네 그위에건...소설인데...판타지 소설 이에요. 판타지"
"판타지?? 꽃보다 남자 같은거니??"
"...................헐.................................................................................아뇨 그런건 아니고
싸우는거에요 마법쏘고 칼쓰고 그러는거..."
"아항..해리포터 같은거??"
".........................헐.......................................그정도까지 유치한 소설은 아니져!!..;;;"
...
이때 엄마 등장.
살아따!!
...했는데,
"형님, 여기 만화책들 중에 볼만한거 없어요??"
...포기를 모르는 작은 어머니.................................
"ㅇㅇ없어. 여기있는거 다 유치뽕이야"
......고마우신 우리 어머니.......................................
"그래요?? 만화책 보고 싶은데..."
"꽃보다 남자나 봐"
"여기 있어요??"
"없지""없죠"
"빌려봐. 드라마보다 훨씬 재밌어"
"지금 드라마땜에 지원이 공부 하나도 몬하는데...안댐"
"ㅇㅇ...준석아 울집에 그거 있지 않니??...밀림의 태양??"
"......뭐에요 그건......"
"밀림이 아닌가...정글....정글 그거...."
"하레와 구우요??"
"ㅇㅇ"
"거기 있긴한데...몇권 없어요 ㅣㄸ엄띠엄"
바로 뽑아드시는 어머니...
"아니 만화책은 진짜 재미 없어요...."
"ㅇㅇ..얘야 얘 내가 예루 닮았다고 한애"
"어머나"
"그걸 닮았다고 하는건 아기에대한 무한한 실례라 생각하지 않으심미까.........................."
"진짜 닮았다.."
"저기요??!?!??"
"그치?? 애니메이션으로 보면 더 똑같애"
"저기요??!?!!?!????"
여튼 어떻게 정리려나 싶었는데 현시연을 꺼내드시는 작은 어머니
"역시 이거 재밌을거 같은데.."
"끄악"
"응?? 오타쿠가 뭐니??"
".......네?"
"여기 써있잖아 오타쿠"
"어.......그.......................저기.............................네??"
"미친거지"
"그런거죠"
"뭐 한가지에 빠진거 그런거 아니였어??"
"그런거도 되고요"
"이건 보자...불끈불끈..............제목이 남자는 불끈불끈이네?"
"......................................"
...
"ㅇㅇ...이런거 보는구나...."
"......................................................................................................."
하고 엄마도 올라가고 작은엄마아빠도 돌아가고 나는 울고 하늘도 울고...